Q. 수유리라는 동네를 특히 좋아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부모님과 살기 때문에 살면서 이사를 딱 한번 해봤어요. 6살까지 강동구 길동에서 살다가 지금의 강북구 수유리로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을 같은 동네 같은 집에서 산 거죠. 그리고 동네 특성 상 초,중,고를 같이 다녔던 친구도 많고, 정말 코 닿는 거리에 사는 친구도 많아요. 지금은 학업이나 직장으로 친구들이 동네를 잠시 떠나고, 저만 남아있게 되었네요. 그래서 현재는 제가 그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포지션입니다. 돌아왔을 때 맞이해줄 사람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사실 강동에 살던 기억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성당에 갔던 기억이나, 앞집 언니랑 같이 놀았던 기억이 드문드문 남아있는데, 지금은 뭐하고 살지 궁금하네요.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수유리가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저의 인생의 대부분입니다.
Q. ‘조용하지만 바글바글하다’는 동네의 분위기를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부모님이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서울에 뭐 이런 곳이 있어? 할 정도로 진짜 조용한 곳이었대요. 바로 뒤에는 산이 있고, 도랑이 흐르고…상상도 안 되죠? 나름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는 동네입니다. 그래서 날씨 좋은 날에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요. 동네 하천에는 아침저녁으로 러닝을 뛰는 사람들, 밥 먹고 잠시 산책하는 사람들, 버스 종점과 경전철도 있어서 버스와 전철에는 항상 사람으로 가득해요. 조용하지만 곳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동네입니다.
Q. 동네 하천을 따라 러닝할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평소 4~5km정도 뛰는데 절반 정도 뛴 지점에 큰 시민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배드민턴장도 있고 분수대도 있어요. 계단에 앉아서 떠는 사람들,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 이곳에서도 조용하지만 바글바글하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이 순간이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러닝을 다 뛰면 하천 마지막 부분과 저희 집 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10분 정도를 더 걸어 와야 해요. 불태우고 마지막 구간에 다다랐을 때, 집까지 걸어오며 땀이 식는 순간입니다. 그 포인트를 즐기기 위해 오늘 저녁에도 뛸 예정입니다.
Q. 우리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애 매니저님만의 애정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이천에 떠다니는 오리들입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도 있고 청둥오리, 왜가리, 백로 친구들도 있어요. 봄이 되면 아기 오리가 태어나 산책하는 오리 가족을 볼 수 있어요. 가끔은 너구리도 나와요.
Q. 익숙한 동네 풍경이 일상이나 마음가짐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느끼시나요?
지하철을 타고 오면 미아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집니다. 친구들도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수유리 주민들에게선만 맡아지는 공기 같은 게 있나 봐요. 엄청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지하철을 내려서 집으로 걸어갈 때, 드디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여기지,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요.